고도화된 그리고 내 정보를 나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추천 서비스로인해 더 이상 내가 원하는 것을 힘들여서 찾을 필요가 없어진 세상이 온다면 결국 좋아하는 것을 찾아냈을 때의 기쁨은 사라지지 않을까.
그렇게 된다면 오히려 나는 주변을 돌아볼 때마다 빽빽하게 보이는 좋아하는 것들에 질려서 전혀 다른 것을 찾아 나설지도 모르겠다. 다른 것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이 아직 남아 있다면 말이다.

사실 예전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기 위해서 엄청난 시간 낭비가 필요했다. 아주 어렸을 때는 좋아하는 팝송 한 곡을 건지기 위해 녹음 테이프를 대기시켜 놓고 라디오 앞에 정 자세로 대기하고 있었고 더 나중에 pc 통신이 생겼을 때는 그 안에서 그 팝송들을 다시 듣기 위해 최소한의 정보로 제목과 아티스트와 가사를 뒤졌다. 휴대폰이 나오고 부가서비스로 노래를 들려주면 찾아주는 서비스가 생겼고 그 때문에 나는 좋은 곡들을 찾아냈다. 하지만 지금은 그보다 앞서서 내가 듣기도 전에 내가 좋아할 곡들을 찾아준다. 결국 그 안엔 현재의 내가 아니라 과거의 나의 파편들만이 관여하는 결과들만이 녹아 있다. 나는 점점 수동적이 된다. 손쉽게 좋은 것을 찾으려 하다 보니 결국 나는 기계가 추천해 준 것을 따라가고 과거의 회귀일 뿐인 그것이 결국 내가 되고 마는 아이러니를 겪게 된다.

나는 결국 나라고 하는 파편들이 흩어져 있는 웹이란 파도의 한 귀퉁이를 껴안고 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결국 가장 변화무쌍하면서 동시에 가장 정적인 이 세계에서 나는 끊임없이 쳇바퀴를 돌 뿐이다.

이것이 지독한 동어반복이 되지 않게 하려면 반드시 다른 사람의 개입이 필요하다. 추천의 폭을 넓혀줄 다른 개인 말이다.이로 인해 추천의 정확도는 조금 떨어질지 모르지만 새로운 것을 발견할 기회는 더 커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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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urecolor